[기고/변상경]막내린 여수엑스포, 넓어질 바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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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변상경 정부간해양학위원회 (IOC) 의장
변상경 정부간해양학위원회 (IOC) 의장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5월 12일 시작한 여수엑스포가 12일 폐막식을 끝으로 3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세계 최초로 바다 자체를 엑스포장으로 삼은 이번 해양박람회는 세계 각국과 해양 관련 국제기구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어왔으며 세계인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는 지구상 모든 서비스 가치의 3분의 2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해양과 연안에서는 전 세계 에너지의 25% 이상이 생산되며 전 지구 기초생산량의 25%가 이뤄지고 있다. 국제무역의 90%가 해상교통로를 통해 운송되고 있다. 유엔은 2025년이 되면 세계인구의 약 4분의 3이 연안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기간에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엑스포를 많이 찾았는데, 필자는 이렇게 방문한 청소년들이 ‘여수엑스포 키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10년 또는 20년 후, 이들은 이번 엑스포장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바다에 좀 더 친숙한 기억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것이며 우리나라 해양인구의 저변을 늘리는 데도 직간접적으로 공헌할 것이다. 나아가 일부는 세계 속에 우리 바다를 알리고 선도하는 역할 또한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수엑스포 키즈’들이 오랜 시간 기억하게 될 또 한 가지는, 전 세계에 발표된 ‘여수선언’이 아닐까 싶다. 지속가능한 해양이용과 바다로부터의 녹색성장을 위해 국제사회의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채택한 여수선언은 바다가 우리 인류에게 주는 유익함과 중요성은 물론이고 오늘날 바다가 처한 현황을 과학 사회 경제 등 통합적인 시각에서 다룬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각국 정부 및 시민사회의 실천행동 등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세계 해양인구의 저변 확대와 당면한 개도국들의 해양 관련 문제해결 그리고 개도국에 대한 해양과학기술 개발 지원 등 아직 해양 분야의 역량이 부족한 국가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개도국 지원 프로그램이 국제사회의 반향을 일으키고 이 국가들에 실질적 도움으로 이어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여수프로젝트’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며 필자가 의장으로 있는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에 본부를 두고 1960년에 창설됐으며 144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한다. 해양과학의 국제협력 증진과 해양연구 프로그램의 조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도 지역해를 중심으로 개도국의 해양 관련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개도국 지원 프로그램이 정착되고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해양의 중요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진 저변 인구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여수엑스포 키즈’들은 누구보다 바다가 갖는 중요성을 공감하며 성장할 아이들이다. 이들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시대의 주역이 됐을 때 과거에 없었던 거센 해양인식의 변화가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해양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바다를 더 큰 가능성의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것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변상경 정부간해양학위원회 (IOC) 의장
#여수엑스포#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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