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규용]농업 융복합산업에서 미래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생명공학기술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은 지는 오래다.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는 정보기술(IT)을 대체하고 미래 50년을 지배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생명공학기술(BT)을 지목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생명산업의 성공 여부에 국가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BT의 발전을 위한 국가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나는 농업의 융복합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농업은 융복합을 통해 생명산업으로 진화 중이다. 농업에 산업 프로세스를 통합해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지속 생산이 가능한 바이오 에너지와 생분해(生分解) 가능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이 좋은 예다. 요즘에는 전통 육종에 유전 분석 방법을 도입해 병충해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 품종을 개발하고, 농·생명 소재에서 의료용과 건강 기능성 물질 등을 추출하고 있다.

또 다른 전망을 보자. 보건의료분야 정보서비스 업체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화학 합성 의약품의 매출액 비율은 2000년 91%에서 2014년 77%로 감소한 반면, 바이오의약품의 비율은 2000년 9%에서 2014년 23%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의약품시장의 무게 중심이 바이오생명산업 쪽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자동제어·정보화 기술을 통합해 기후와 같은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유비쿼터스 식물공장이 일반화될 것이다. 또한 농업과 의료가 통합돼 이종(異種) 간 장기이식을 위한 무균돼지 생산과 이식을 통해 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BT와 IT가 만나 DNA 서열 분석 등을 통해 꿈의 신약과 치료법을 개발할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도 발전할 것이다.

이런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한 우리의 준비는 어떠한가? 생명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비해 투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3.5%인 반면, 농림수산식품분야는 농업 GDP의 1.7%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농업 관련 생명공학 R&D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BT를 필두로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활용한 생명공학산업이 농업의 외연을 넓히고 다음 세대에 우리 경제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투자 확대에 뜻을 모아야 한다. 미래를 대비하는 이런 노력들은 생명자원의 보고인 자연에 가치를 더하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이럴 때 1, 2차 산업에 머물고 있는 우리 농림수산식품산업을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2012 생명산업과학기술대전’을 연다. ‘자연에 가치 더하기, 삶에 가치 더하기(Better Nature, Better Life)’라는 슬로건 아래 생명산업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산업의 미래가치와 그 중요성을 알리는 장이다. 청명한 가을날,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BT의 현 주소와 나아갈 길을 고민하고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농업 융복합산업#생명공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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