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44>포커페이스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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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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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는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포커페이스는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원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타인에게 비칠 때 누구나 답답한 마음이 들 것이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들고, 설사 설명한다 해도 믿어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포커페이스(무표정한 얼굴)’라는 방법을 택해보자.

전국시대 병법가 오기(기원전 440년∼기원전 381년)는 뛰어난 군사전략가로 정평이 났다. 그가 위나라를 섬기기로 하자 위 문후는 그를 대장군에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문이 퍼지자 군사들은 그의 모습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8척 장신에 소리를 한번 지르면 나무들도 벌벌 떤다는 소문이 진실처럼 퍼져 나갔다.

하지만 정작 오기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하나같이 ‘누가 오기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외모가 볼품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군사들은 장수로서 볼품이 없다는 이유로 오기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기는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했다. 사열도 하지 않고 잔치도 열지 않은 채 그저 막사를 조용히 오가며 이곳저곳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군사들은 별다른 명령도 내리지 않고 부대 안팎을 오가는 오기의 모습에 의아해했다.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한 한 장수가 오기에게 물었다.

“대장군, 부임도 하셨는데 왜 사열을 하지 않으십니까?”

“사열? 그건 벌써 했네. 내가 도착했을 때 한 병사의 행동을 살펴봤지. 병사 한 명만 보면 부대원 전체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살펴보기만 하시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면 어찌합니까?”

“무슨 소리인가. 벌써 군수물자가 충분한지도 확인했고, 주변 지형을 둘러보면서 군사전략도 다 짜놓았네.”

그러자 군사들은 오기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오기는 표정에서 감정을 지움으로써 군사들로 하여금 그에 대한 궁금증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모든 일을 조용히 완벽하게 처리했다. 오기가 각종 소문과 편견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바로 ‘포커페이스’다.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예단한다면 괜스레 분노하거나 해명하려고 하지 말자.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 보자. 그것이 당신의 이미지를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포커페이스#이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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