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젊은 처자의 삶과 노모의 삶의 랑데부. 어딘지 익숙한 풍경을 쉬운 일상어로 음악처럼 그린 시다. 옛날로 치면 타령이고 요즘으로 치면 랩인 엄마의 리드미컬한 잔소리. 엄마가 뭐 내내 혼자 읊조렸겠는가? 간간 소리도 빽 질러가면서 한마디도 지지 않았을, 딸의 쫑알쫑알 대거리는 숨겨져 있다.
이 엄마의 잔소리는 번번이 결혼문제로 귀결됐으리. 행실 단정한 딸이 자랑거리에서 골칫거리로 바뀌었으리. 퇴근하자마자 곧장 또박또박 귀가하는 따님이 이제 얄밉기까지 하다시던 선배시인 말씀이 생각난다. 결혼이 그렇게나 좋은 건가요? 나이 찬 ‘애’들이 시집 장가를 안 가고 있어 고민하는 노모가 많은 시절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