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미의 ‘십장생’(2011년)이라는 작품입니다. 그의 작품은 회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진입니다. 작가는 사람이나 물건을 회화적인 구도로 배치한 다음 색칠을 한 뒤 그것을 사진으로 찍습니다. 조명을 이용해 그림자까지 없애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슴뿔을 가진 의자가 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무생물을 생물인 사슴뿔과 연결지어 의자라는 평범한 도구에 의미를 부여해줍니다. 의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남을 위해 쓰이는 도구이지만 언젠가 나도 훨훨 날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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