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연욱]조국 교수의 촛불시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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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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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멤버인 김용민 씨는 작년 6월 ‘조국(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현상을 말한다’는 책을 냈다. 조 교수가 2010년 야권의 집권플랜을 담은 저서 ‘진보집권플랜’을 출간한 뒤였다. 김용민 씨는 조 교수가 2017년 진보 진영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여러 측면에서 짚었다. 나꼼수의 또 다른 멤버인 김어준 씨가 2012년 대선을 겨냥해 문재인 대망론에 불을 지핀 것과 비슷해 보인다. 조 교수는 올해 4·11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김용민 씨의 후원회장을 맡았으나 김 씨는 ‘막말 파문’으로 낙선했다.

▷조 교수는 요즘 특정 대선후보 캠프에 몸담지 않았지만 야권후보 단일화 운동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17일엔 트위터를 통해 “전국 순회로 문재인-안철수 간 토크 콘서트 ‘국민에게 문(文)안(安)을 드립니다’를 열자”고 제안했다. 그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측이 주최한 토론회에선 “단일화가 안 된다면 친구와 동료를 다 동원해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촛불시위를 주도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필이면 2008년 3개월간 서울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촛불시위를 들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국가와 사인(私人)의 관계를 규정하는 헌법(공법), 사인과 사인의 문제를 다루는 민법 등을 형법과 구별하면서 형법에 대해서는 ‘법을 지키게 하는 법’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대학에서 형법을 가르친다는 교수가 촛불시위를 벌이겠다니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니라면 불법성 여부를 충분히 따져봤는지 모르겠다. 광우병 쇠고기 촛불시위에 가담했던 쪽에서조차 “저항의 상징인 촛불이 이제 권력 나눠먹기, 야합의 상징으로 변질되는가. 이게 민주주의인가”라고 반발할 정도다.

▷조 교수가 정치 참여에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연구와 강의라는 교수의 본업(本業)이 훼손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는 4월 총선 때도 야당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을 신발창이 닳도록 돌아다녔다고 한다. 오죽하면 정계 원로인 조순형 전 국회의원이 “조 교수의 전공은 형법인데 조 교수의 활동 내용을 보면 ‘대체 연구는 언제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쓴소리를 했을까. 그가 강단을 떠나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길이 아닐까 한다.

정연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
#조국#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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