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이철기]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 교통’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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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이철기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이철기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오늘날 자동차는 우리 삶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가 없는 현대사회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런 ‘자동차 문명’을 가능케 한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가 바퀴다. 바퀴 기술은 통나무 바퀴, 조각나무 바퀴, 바퀴살 바퀴, 금속 바퀴의 순으로 진화해 왔다. 바퀴의 발달은 운송 방식, 전쟁 기술, 가축 사육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현재 우리의 교통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기존의 정형화된 기법에서 탈피해 한 단계 진화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의 교통 문제도 IT 산업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교통 운영으로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그 방안으로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C-ITS)’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는 사람과 차량, 차량과 도로 인프라, 도로 인프라와 교통통제센터 간 접속을 통해 사용자에게 안전성, 이동성, 환경성을 목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통 시스템이다. 그간 교통관리의 구성 요소인 차량, 인프라, 교통센터는 서로 독립적이었고 상호 소통이 없었다. 그러나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가 목표로 삼는 것은 차량과 도로 인프라, 교통통제센터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각종 센서를 기반으로 차량과 도로의 지능화를 실현하고, 무선통신으로 연결된 차량과 시설물이 서로 협력함으로써 도로를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것이다.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자동 주행 기능, 주행 때 앞 차량과의 적정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간격 자동 유지 기능, 주행 시 인접 차로의 차로 변경 지원 기능, 차량 사고 및 고장 발생 시 후방 차량에 사고 자동 알림을 통한 2차 사고 방지 기능 등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통신을 기반으로 한 이런 교통 안전기술이 음주와 약물로 인한 교통사고를 제외한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을 8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은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유럽과 첨단 교통체계(ITS) 서비스, 법 제도 부문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럽 역시 국가별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10년 이상 준비해 왔다.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일본도 지난해 미국과 관련 MOU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국제 동향으로 볼 때 2015년 이후에는 교통 서비스 대부분이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유럽 등 교통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면서 국제표준 제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른 나라도 자국의 표준을 국제표준으로 부상시켜 교통산업의 표준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상태다. 이에 대한 개념 정립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의 역할을 염두에 둘 때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MOU 체결 등을 통한 국제협력과 국제표준 제정 활동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유비쿼터스 사회라고 한다. 특히 개인용 통신기기인 스마트폰이 진화함에 따라 차량의 지능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운전자는 정보의 이용자인 동시에 제공자 역할을 함으로써 더욱 빠르고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는 교통의 안전성, 효율성, 친환경성, 에너지 절감 등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교통체계다.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 경쟁에서 도태되면 국내 기술이 퇴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어려워진다. 지금 우리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첨단 교통체계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교통 운영에 치중할 때다.

이철기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스마트교통#교통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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