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아픈 마음과 맑고 밝은 풍경 소리를 흑과 백처럼 명백한 대비로 그려낸, 풍경(風磬) 소리가 들려오는 풍경(風景)이다.
풍경은 바람에 흔들리며 ‘맑고 밝은 소리를 길어’ 나르는데, 그 바람 속에서 시인의 가슴은 점점 어두워진다. 어두운 가슴에 풍경 소리는 더욱 낭랑히 울리고, 오, 풍경이여, ‘모든 걸 다 비워 낸’ ‘그윽한 적막’이여. 나도 나를 비우면 아픔도 어둠도 없으련만. 그런데 내 무엇을 비워야 할까? 그리움? 외로움? 억울함? 욕심? 꿈? 과거?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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