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박성우]당뇨, 무관심이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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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박성우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전문센터장
박성우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전문센터장
당뇨 환자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약 30년간의 당뇨병 유병률 변화를 보면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2012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 환자다. 10명 중 2명은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 혈당장애로, 성인 10명 중 3명이 고혈당 위험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2050년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수는 2010년보다 2배가량 증가한 약 6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이처럼 높은데 당뇨병 인지율은 73.4%로 낮다. 특이 30∼44세 젊은 연령층에서 본인이 당뇨병 환자인지 모르는 환자 비율은 45.6%에 이른다. 당뇨병 인지율이 낮다는 것은 곧 낮은 치료율과 연관돼 있다. 보고에 따르면 본인이 당뇨병인지 모르는 경우를 포함하면 약 37.9%의 환자가 당뇨병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만성 진행성 질병인 당뇨병은 일단 발생하게 되면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렵고 여러 합병증을 유발해 치료비용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국내 당뇨환자들은 치료 시작 시점이 너무 늦고 치료 의지 또한 부족하다. 그러므로 당뇨병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당뇨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설탕이나 꿀처럼 단 음식에 주의하고, 개인 체형에 맞춰 전체 식사에서 차지하는 지방 섭취 비율이나 전체 열량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흔히들 당뇨에 걸리면 못 먹는 게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당뇨식은 일반적인 ‘건강식’과 같다. 술이나 담배를 멀리하고,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특히 섬유질이 많은 채소를 많이 먹으면 좋다. 당뇨 환자는 단순히 어떤 음식을 줄이거나 제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사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습관 개선만큼 중요한 게 생활습관이다.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량을 분석한 국내 결과보고에 따르면, 걷기 실천율이 2001년 75.6%에서 2007년 45.7%로 줄었고, 빠른 걸음으로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의 중등도 신체활동 실천율도 2005년 18.7%에서 2007년 9.9%로 감소했다. 과거에는 멀지 않은 거리는 걸었지만 최근에는 모두 자동차를 이용하면서 국민의 운동량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생활습관 변화는 국내의 당뇨병 유병률 증가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개인에게 맞는 식사요법을 찾고 운동량을 늘리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며 당뇨병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당뇨병 전 단계(prediabetes) 환자를 일찌감치 발견해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여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것이 효과적이다.

당뇨병 악화를 막기 위해 약물 치료만큼 혈당 관리를 잘하게 하는 환자 교육도 필요하다. 이미 일본 및 유럽 국가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당뇨병 전문 교육 프로그램 및 합병증 예방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나 국내는 미미한 수준이다.

당뇨병은 오랜 무증상 기간을 동반한다. 그러나 일단 발생하면 정상으로 되돌아가기 어렵고 여러 급성 및 만성 합병증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이에 대한 예방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당뇨병 발생 전 단계에 속하는 환자들을 관리하고, 당뇨병 조기검진으로 환자군을 일찍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박성우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전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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