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은 투표로 말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9일 03시 00분


18대 대통령을 뽑는 선택의 날이 밝았다. 지난 22일간 공식 선거운동을 벌여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어제 마지막 기자회견을 통해 한 표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는 민생 대통령이 돼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고 문 후보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대통령, 공평과 정의를 중시하는 대통령, 희생하고 헌신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권자는 누구에게 한 표를 던질지 이미 결정했을 것이다. 앞으로 5년을 어떤 대통령과 함께 살아갈지, 선택은 모든 유권자의 자유다. 그러나 다수의 결정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니고 ‘더 못한 선택’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국운 차원에서나 민생 차원에서 불행한 일이 되고 만다. 지금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어느 후보가 이를 보다 잘 실천할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후보 모두가 자신만이 진정한 해결사인 듯, 국고(國庫)가 화수분이라도 되는 것처럼 재원(財源)을 꺼내 국민에게 모두 바칠 듯이 말하지만 여기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모든 문제를 단칼에 해결해줄 초인(超人)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잉 공약이 오히려 경제와 민생을 피폐하게 할 가능성도 크다. 후보들의 약속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이 중요하다. 당장 달콤하게 들리는 소리에 솔깃하기보다는 장차 나와 내 자녀가 살아가야 할 세상을 기준으로 차기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내 아이가 자립할 능력을 스스로 기르도록 적극 유도하는 대통령이 좋다면 보수에, 내 아이의 삶과 사회에 적극 개입하는 대통령이 좋다면 진보에 표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라가 흔들리면 백약이 무효다.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을 잘 지킬 수 있는 대통령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영토 주권을 제대로 지킬 후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라의 곳간을 든든히 채울 후보, 호전적인 북한 김정은 집단을 잘 상대할 후보가 누군지도 꼭 따져봤으면 한다.

오늘은 최저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지고 바람도 강해 대선 직선제가 부활된 1987년 이후 가장 추운 대선일이 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날씨가 아무리 매섭다 해도 4046만4641명의 유권자가 ‘선택의 고통’을 감내해야 보다 나은 대통령을 가질 수 있다. 투표로 말하는 것, 이것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내 한 표가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바꿀 수 있다.
#18대 대선#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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