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도 대사도 시추에이션도 재밌어서 읽는 즐거움을 주는 시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는 속담이 있는데, 옷 장수 할배와 손님 할매가 서로 살살 속을 긁는 게 아슬아슬 싸움 근처여서 한층 생동감 있는 흥정, ‘밀당’의 풍경이 익살스럽게 펼쳐진다. 정가제와 대기업슈퍼마켓(SSM)에 밀려 요새는 거의 사라진 재래시장의 이런 풍경, ‘천 원짜리 구지폐 넉 장’처럼 시골장터에서나 볼 수 있을까.
부르는 값의 반은 뚝 깎아야 흡족하실 할머니의 괴춤이 궁금하다. 그럴 줄 알았을 할아버지의 푸근한 합죽웃음이여. 할배, 진짜 밑지고 주신 건 아니었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