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황진영]세종시 공무원들 손톱 밑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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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황진영 경제부 기자
황진영 경제부 기자
‘국민행복 시대’를 약속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많은 사람이 작은 부분이라도 생활에 뭔가 변화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있다. 하지만 기자 주변에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투성이다. 정부세종청사로 옮겨 온 공무원들이다.

이들의 고단해진 삶은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노조가 “공무원들을 서둘러 세종시로 내몬 책임자를 처벌하라”라며 7일 발표한 성명에 압축적으로 드러나 있다. “부처 이전과 신규 주택 입주 시기의 괴리로 엄동설한에 집 없는 공무원을 양산해 이산가족을 만들었다. 집을 구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하루 3시간 이상을 출퇴근에 허비해 신체와 정신이 피폐해졌다”라는 노조의 주장은 괜한 엄살이 아니다.

기획재정부 등 6개 부처 5000여 명의 공무원이 세종청사로 왔지만 세종시로 이사한 사람은 많지 않다.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 입주한 6000여 가구 중 수도권에서 옮겨 온 집은 1000여 가구 정도에 그쳤다.

세종청사에서 만난 공무원들이 빼놓지 않는 질문은 “출퇴근을 어떻게 하느냐”라는 것이다. 첫마을로 이사 왔다고 하면 “끼니는 어떻게?”란 질문이 따라붙는다. 주거와 출퇴근이 가장 큰 관심사라는 뜻이다.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온 뒤 금요일 오후 6시 이후 오송∼서울 KTX 표는 매주 매진이다. 세종시 공무원이 제일 좋아하는 업무가 ‘금요일 오후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사 온 사람들도 고생은 마찬가지다. ‘청사 어린이집이 준비가 덜 돼 아이를 서울로 돌려보냈다’라는 얘기가 나오면 아이가 없는 사람들까지 자기 일인 것처럼 분개한다. 올해부터 직급에 관계없이 한 달에 20만 원씩 지급되는 ‘세종시 수당’으로 위로가 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출퇴근과 주거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한철수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세종시에 와서 보니 가장 걱정되는 게 정보의 단절”이라고 했다. 서울에 있으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세종시는 ‘정보의 섬’이라서 그게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정책도 각종 정보가 모여 만들어질 때 효과가 큰데 여기서는 공무원끼리 ‘동종교배’만 하다 보니 정책의 질이 떨어질 개연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업무 효율도 당연히 떨어졌다. 장관이 회의, 행사 참석차 서울에 가면 관련 보고를 해야 하는 국·실장들도 따라 상경하느라 자리를 비운다.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불편과 행정 비효율은 예견됐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만든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약속은 지켜야 한다”라며 국회가 수정안을 부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도 박 당선인이다.

박 당선인이 세종시에서 인수위 회의를 했으면 한다.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는 안 보이는 문제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부산과 전남 목포, 인천이 서로 유치하겠다고 하는 해양수산부를 어디에 두는 게 최선일지 해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새 정부가 빼내야 할 ‘손톱 밑 가시’는 중소기업 분야에만 있는 게 아니다.

황진영 경제부 기자 buddy@donga.com
#세종시#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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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추천 많은 댓글

  • 2013-01-14 06:34:34

    찐박개 새캥이들,,,그 수괴의 지령에 따라,, 노개 ㅈ과 엉겨 붙어 수도 서울을 반토막으로 문질러 댄 순악질 새캥이들,, 대한민국 엘리트 공무원들의 천적이 된 새캥이들,,. 즈그들은 한마리도 가지 않는 이완용이 같은 새캥이들,,

  • 2013-01-14 07:33:02

    직업 가진걸 그나마 다행으로 알고 살아라. 회의나 업무 보고는 인터넷 화상 회의로 대체하고 니들은 그 동네 가서 일하면 동네 노력 봉사좀 해라. 그나마 돈 잘 나오고 평생 처 먹고 살게 해준 국민에게 보답하란 말이다. 뇌물받아 처 먹을 생각에 서울 떠나니 그리 싫나

  • 2013-01-14 10:00:39

    황기자 이분도 꾀나 웃기시네?박근혜도 당연이 책임이 있지만 세종시만든 민통당은 책임이 더욱더 많은게 아닌가요?대선때 문제인이 근혜더러 세종시 유세에서 근혜는 수저만 한벌 올려다구?하든데?그럼 언놈들이 책임을 더 느껴야 한담?세종시 만든놈은 자살하고 책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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