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밸런타인데이가 옵니다. 초콜릿, 사탕 또는 다른 선물로 사랑을 표시하겠죠. 너무 오래 만나 이제는 ‘의무방어전’식으로 선물을 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젊고 좋을 적에 느꼈던 가슴 떨림일까요, 아니면 신산을 다 겪은 뒤 오는 잔잔함일까요. 이제는 볼 때마다 짜증이 나지만 그래도 없으면 허전한 것일까요. 오래된 이야기가 다시 누리꾼 사이에서 퍼지는 것은 사람은 변해도 사랑의 속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전화 상담원인 아내와 군인인 남편이 있었습니다. 바쁘지만 행복하던 어느 날 아내가 눈이 피곤하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안 가도 돼?”
“좀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 괜찮아지겠지.”
두 달이 지난 후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각막염이 두 눈에 다 퍼져 수술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일주일 후 아내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반찬도 만들어주고, 책도 읽어 주면서 모처럼 그동안 못 했던 남편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며칠 후 아내는 붕대를 풀었지만 앞이 잘 안 보인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아내의 눈은 하루가 지나고 또 며칠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사랑스러운 아내의 눈은 이미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절망에 빠졌던 아내는 3개월이 지나서야 차츰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다시 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걱정이 앞서 반대했습니다. 일보다 출근이 더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아내의 뜻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아내와 남편은 근무지가 서로 반대였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데려다 주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단 한 달 동안 남편이 아내를 직장까지 데려다주기로 했습니다. 아내가 출근에 익숙해질 때까지요. 아내와 남편은 걸음 수와 주변의 소리를 통해 지리를 익히고 매일 버스 안에서 정류장 수와 이름을 외웠습니다. 아내는 차츰 익숙해졌고 한 달이 지났을 때는 혼자서도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아내의 마음도 점차 밝아졌고, 웃음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6개월이 지났습니다.
아내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혼자 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습니다. 아내는 버스를 타면 늘 기사아저씨 뒷자리에 앉습니다. 어느덧 회사 앞 정류장에 거의 다 왔을 때, 기사아저씨가 말했습니다.
“부인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내가 말했습니다. “앞도 못 보는 제가 뭐가 행복하겠어요.”
“그래도 매일 아침 부인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잖아요.”
“네? 누가 저를….”
“모르셨어요? 남편분이 매일 부인과 함께 타고 있던 것을…, 그리고 부인이 회사에 무사히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되돌아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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