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그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핵 프로그램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핵 대처에 초당적 협력을 다짐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재석 의원 185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민주통합당이 과거와 달리 국가안보 사안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보인 것은 평가할 만하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우리는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북한 핵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북핵 규탄 결의’를 먼저 제안했다. 국가안보에는 여야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의원 6명 전원은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통진당 의원들은 이 결의안을 당 차원에서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하고 반대 토론을 하려다 본회의에 결의안이 올라오자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검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들은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 자리에 앉아 있었으면서도 ‘재석(在席)’ 버튼을 누르지 않는 방식으로 표결에 불참하는 편법을 썼다. 김재연 통진당 원내대변인은 “당론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인데 결의안에는 그 내용이 빠져 있어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조차도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비난하는 마당에 북핵 규탄 결의안을 대놓고 거부한 통진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지 모르겠다. 결의안에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는데도 통진당은 ‘대화’라는 단어가 빠졌다며 트집을 잡았다. 진보정의당은 결의안에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표결에 찬성했다.
지난해 9월 통진당은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고문사건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에도 반대했다. 늘 북한을 감싸니까 종북(從北) 본색(本色)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이런 국회의원들이 버젓이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있으니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가 걱정스럽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에 항거한 운동권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도 “지하에 숨어 활동해야 할 인물들이 양지로 나와 활개를 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지난해 대선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국고보조금 27억3500만 원을 받은 뒤 막판에 사퇴하면서도 이를 반납하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국기(國基)는 무시하면서 법이 주는 혜택은 빠짐없이 누리려는 게 과연 온당한지 묻고 싶다. 비례대표 부정선거의 당사자로 지목된 통진당의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은 사퇴 압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의원직을 갖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이들의 자격심사안 처리를 합의해 놓고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