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12명을 백악관 인근 제퍼슨 호텔로 초대해 만찬을 했다. 연방 예산 자동감축(시퀘스터)을 놓고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행정부와 정면 대결로 치닫던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만찬 초청 이후 꽤 누그러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만찬에 꼭 참석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막힌 정국을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 나가는 미국 정가와 비교하면 국내 상황은 답답하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야당의 강력한 반대로 국회에서 표류하자 참다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했다. 정부조직법에 어깃장을 놓는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였다. 여야 협상 중에 대통령이 나서면서 새누리당은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민주통합당에도 잘못이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관할을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겨주는 대신에 공영방송 사장의 임명 요건을 강화하고 검찰이 MBC 김재철 사장을 수사하도록 하자는 ‘맞바꾸기 제안’은 정부조직법과 관련한 야당의 진정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야당을 설득하려는 대통령의 노력 또한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때의 권위주의 시대와 달리 지금은 국회 협조를 얻지 않고서는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야당에 먼저 손을 내밀고 퇴로를 열어주는 배려도 필요하다. 박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리고 만찬을 베푸는 오바마 대통령의 소통 리더십에서 배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