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교체 불가피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비상장회사인 KMDC의 주식 3000여만 원어치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재산 신고에서 빠뜨린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도덕적 흠결도 결코 작지 않지만 ‘군 작전에 관한 한 최고’라는 그의 능력을 아깝게 여겨 한 번 기회를 주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돌아서는 분위기다. 정보당국이 예비역 장성들을 대상으로 그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부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김 후보자는 KMDC 주식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짧은 시간에 많은 자료를 준비하다 보니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것”이라며 고의 누락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인의 주식은 모두 신고하면서도 유독 자신이 갖고 있는 KMDC 주식만 누락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는 인사청문회 당시 제출한 답변서에서 “본인의 주식 거래 내역은 없으며, 주식 보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거짓말 의혹에 위증 논란까지 일고 있다.

자원개발 업체인 KMDC의 소유주 이영수 회장과 김 후보자는 특별히 가까운 관계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2011년 1월 KMDC와 미얀마 측의 광구개발 양해각서 체결 당시 이 회장과 함께 현지 행사에 참석했고, 4개월 뒤 KMDC 주식을 매입했다. KMDC는 당시 정권 실세가 뒤를 봐준다는 소문이 돌던 회사다. 김 후보자는 이 회장이 책임을 맡고 있는 몇몇 단체에서도 함께 활동했다. KMDC 주식을 신고할 경우 이 회장과의 관계가 드러나 예기치 못한 구설에 휘말리면서 인사청문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해 신고를 누락한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

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전역 후 무기중개업체 취업 등에 대해서는 해명과 사과가 어느 정도 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짓말 의혹은 차원이 다르다. 이번 사안은 그가 사실을 고의적으로 숨긴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공직사회에서 정직성은 다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가치다. 특히 군은 더하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이제 불가피하게 교체를 고려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김병관#국방부 장관 후보자#KMDC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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