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한국 프로축구가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뿌리내린 지 30년이 된다. 그동안 한국 프로축구는 국민의 성원과 축구인들의 노력으로 아시아의 맹주에서 더 나아가 세계축구 속에 그 이름을 당당히 제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강 신화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 등 외형적 성장과 함께 유소년 축구와 각종 클럽축구의 활성화, 생활체육 동호인 증가, 학교축구 주말리그제 등 내실도 튼튼해지고 있다.
하지만 각종 미디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리그를 경험하면서 K리그의 경기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질을 보이고 있다. 또 우수 선수들의 해외 유출 등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한계를 겪고 있다. 그리고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스포츠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승부조작 등 한국축구계는 아직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프로축구는 그간의 성과를 발판으로 30년사 정리, 비전제시, K리그 승강제 도입 등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방향 설정은 간결하고 명확해야 한다. 축구의 국내리그는 K리그, WK리그,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 FK리그(실내축구) 등 5개의 주요리그가 있으며, 초중고리그, U리그 등 학원축구리그 등이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리그가 한국축구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알게 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리그의 존재는 한국축구를 풍성하게 하는 데 일조하지만 한편으로는 방향성을 흐트러뜨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스포츠를 크게 프로와 아마추어로 분류하는 것처럼, 한국축구의 큰 틀은 프로축구와 아마추어 축구로 나눌 수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는 축구를 통해 금전적인 수당을 받느냐 혹은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면에서 프로축구는 K리그, WK리그, FK리그로 구분된다. 아마추어 축구는 초중고리그와 U리그의 학원축구리그와 일반 클럽을 중심으로 하는 동호회리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프로와 아마추어라는 두 가지 방향을 지향하면서 각 리그에 맞는 목적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각종 연맹이 일관성 없이 난립해 있는 모양새는 한국축구의 성장 동력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 단순하고 간결하게 사업의 범주화를 단행하고 구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올해 한국프로축구는 역사상 최초로 강등제를 실시한다. 기존 K리그를 두 종류의 리그로 나누고, 1부 리그를 K리그 클래식, 2부 리그를 K리그 챌린지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와 챌린저스리그 모두 큰 틀에서 K리그에 속하는 사실상 프로리그다. 축구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또한 리그 이름은 리그의 성격을 명확히 설명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K리그 챌린지와 챌린저스리그는 팬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즉, K리그는 네 가지 하위리그를 포함하는 개념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경기, 프로축구, 아마추어축구를 총괄하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프로축구를, 아마추어연맹(신설 필요)은 아마추어축구를 운영해야 한다. 현재 각 리그의 상이한 주최자를 어느 정도 통합시켜 일관성 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K리그는 4개의 하위리그를 지니게 되며 각 하위리그는 승강이 가능하게 되고, 이를 통해 일관된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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