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은 다시는 꽃다운 사람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걸 전하고 떠났어요.” “제발 국가 안보가 더 강해졌으면 합니다.” “혈육을 잃은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서 국가 안보의 소중함까지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내일은 46명의 해군 장병이 전사한 천안함 폭침 3주기다. 유족들은 다시는 북한의 도발로 비극을 겪지 않도록 국가가 대비해야 한다고 호소하며 슬픔을 이겨 내고 있다. 천안함 46용사도 똑같은 심정으로 하늘에서 이 땅을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영웅들의 넋을 위로하고 튼튼한 안보 태세 구축을 다짐할 예정이다.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북한의 도발에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게 된다. 정부는 추모식 주제를 ‘숭고한 호국혼, 지켜 갈 내 조국’으로 정했다. 군과 국민은 옷깃을 여미고 46용사 앞에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천안함 도발을 놓고 국론이 분열되는 혼란을 겪으면서 그해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을 당했다. 북한이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남한의 민간인 거주지역을 포격하는 심각한 도발을 자행했는데도 제대로 응징하지 못했다. 2011년 말 김정은의 집권 이후 북한의 호전성은 날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을 단행한 뒤 남한을 상대로 핵공격 협박까지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22일 서명한 공동 국지도발 대비 계획은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비책이라는 점에서 든든하다. 한미는 북방한계선(NLL) 침투, 서해 도서 포격 등 예상되는 북한의 국지도발 유형을 수십 가지로 정리해 맞춤형 대비책을 만들었다. 미국은 한국이 요청하면 북한의 도발을 격퇴하고 응징하기 위한 지원을 하기로 했다. 국지도발이 자칫하면 전면전으로 비화될지도 모른다며 주저하던 미국이 지원에 동의한 것은 북한의 위협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도 ‘워싱턴 불바다’ 협박까지 하는 북한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북한은 2년 뒤로 다가온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계기로 한미동맹의 약화를 기대하는지 모르지만 한미의 대비 태세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만일 북한이 오판하고 또다시 무력 도발을 감행한다면 북한 정권 자체가 응징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와 한미의 철통 공조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안보 위기 속에 천안함 3주기를 맞는 군의 대비 태세와 국민의 각오도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 삼가 46용사와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숨진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