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창조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 농업은 1970년대까지 국민을 지탱해주는 힘이었지만 1980년대 들어서면서 시장 개방,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고령화, 농가소득 정체 등으로 농업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과 농업인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첨단기술과 융·복합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우리 농업에 도입해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 그렇다면 농업 분야에서 창조경제는 어떤 식으로 풀 수 있을까. 융·복합으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농업을 첨단기술과 융·복합하고 가공, 관광, 외식과 융·복합하여 6차 산업으로 발전시키면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사막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수출하는 나라다. 그러나 오늘날 농업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농업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이다. 1차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신기술 개발로 이른바 농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다. 생활용수를 재활용해 작물에 공급하는 창조적 기술력으로 불리한 환경 조건에도 최첨단 산업으로 발전하는 동력을 마련했다.
또한 6차 산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6차 산업은 생산(1차)×가공(2차)×관광·외식(3차)을 서로 융·복합해서 생산한 농축산물에 부가가치를 더해 농가소득을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창조는 새로운 것만이 아니다. 기존에 있던 것에서 생각을 조금 바꾸고 아이디어를 더할 때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다. 농업부문에서 창조경제는 이런 형태가 아닐까.
전북 임실 치즈마을에서는 우유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즈 가공, 체험관광 코스도 개발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거기에다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과 청년들을 고용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체험관광을 통해 올리는 수입(17억 원)이 농사수입(8억 원)의 2배에 이른다. 6차 산업의 성공 사례이다.
한때 누에고치를 이용해 비단을 짜는 등 잠사 생산에만 머물렀던 양잠산업은 창조적 상상력과 첨단기술의 융·복합을 바탕으로 기능성식품, 형광누에를 생산했고 나아가 인공고막, 인공뼈 등 의료용 소재를 만드는 기능성 바이오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에 650억 원 이상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중세시대 메디치 가문은 피렌체에 세상의 온갖 창의적인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서로 다른 재능과 지식을 갖춘 예술가, 과학자, 시인, 철학자, 건축가들을 초청해 지원했고 그들을 교류하게 했다. 서로 다른 재능으로 뭉친 그들이 서로 소통함으로써 창조와 혁신인 르네상스가 탄생했다. 이처럼 산업의 각 분야에서 융합이 잘 이루어질 때 창조경제, 창조농업의 꽃을 피워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농촌 현장에서 필요한 농업기술을 개발하여 보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지역이 가진 자원, 농축산물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고 가공, 체험관광과 연계해 지역농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지역이 살아야 우리 농업·농촌도 살 수 있고 나라 경제도 살 것이다. 우리 농업의 르네상스를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