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상태]전작권 전환 연기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일 03시 00분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부회장 서울시회장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부회장 서울시회장
최근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부터 3년간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재직했다. 재직 기간에 연합사 해체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지지하면서 사실상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런 벨 사령관이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고백한 것이다.

무릇 모든 논리에는 전제가 있다. 당시에는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이 전제는 빗나갔다. 이제 북한은 핵을 가졌다고 큰소리친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을 가진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북한 핵에 대응할 것인가. 핵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도 핵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차선은 미국의 핵우산을 보장받는 것이다. 그리고 핵우산을 보장받는 최상의 방책은 한미연합사를 존속시키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연기하는 것이다.

벨 사령관의 용기 있는 양심선언을 들으면서 우리 군에는, 우리 정부에는 왜 이 같은 양심선언이 없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날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과거에 어떤 입장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때의 안보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돌발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박근혜 대통령이 며칠 후 미국에 가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벨 사령관을 비롯하여 많은 미국의 지도자가 연합사 유지에 동의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안보상황을 잘 알고 있고 북핵문제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미국의 안보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반드시 연합사 체제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문제를 합의하고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연합사와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는 개인의 체면 문제, 국가의 자존심 문제도 아니다. 5000만 국민의 생존이 걸려 있는 중대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부회장 서울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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