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1일 관중 100만 명을 돌파했다. 개막 이후 꼭 100경기 만이다. 지난해 관중 수와 비교하면 16%가 줄었다. 관객이 늘어난 구단은 선두 KIA(5% 증가)뿐이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역대 최소인 65경기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초반부터 흥행 돌풍을 이어가며 역대 한 시즌 최다인 715만 명을 끌어 모았다.
관중 감소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봄 같지 않은 쌀쌀한 날씨에 주말 잦은 비가 내려 팬들이 야구장에 가는 것을 꺼리게 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LA 다저스 류현진과 신시내티 추신수가 맹활약하면서 국내 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었을 법도 하다. 신생 구단 NC와 한화가 극도로 부진한 탓에 긴장감이 떨어진 것도 이유일 수 있겠다.
예년과는 다른 원인도 있다. 바로 홀수인 9구단 체제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빼고 매일 경기가 열렸다. 자연스럽게 ‘이벤트의 일상화’가 이뤄졌다. 올해도 월요일을 빼고 매일 경기가 열리지만 특정 팀 팬의 입장에서는 큰 변화가 생겼다. 맞대결 상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사흘을 쉬는 팀이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연속성이 끊기니 흥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10구단으로 선정된 KT는 2015년에 1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내년에는 2군 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는다. 올해 1군에 합류한 NC와 같은 경로다. NC도 지난해 2군에서 뛰었다.
계획대로라면 프로야구는 내년에도 9구단 체제다. 돌아가며 쉬는 ‘구멍’을 또 감수해야 한다. 이럴 바에야 KT를 내년부터 1군에 합류하게 하는 건 어떨까.
신생 구단을 2군에서 뛰게 하는 이유는 경기력 때문이다. 곧바로 1군 팀들과 붙게 하면 ‘동네북’이 될 게 뻔해 리그 수준을 저하시킬 수 있어서다. 선수를 확보하는 기간도 1년보다는 2년이 낫다.
하지만 올 시즌 NC를 보면 어차피 2군 경험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NC는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남·북부리그 전체 최고 승률로 남부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1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T가 내년 2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해도 2015년에는 NC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KT의 조기 합류는 선수 수급과 구장 확보 등 여러 문제를 동반한다. 하지만 기존 구단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막내 구단의 전력 확보를 돕고, KT가 이에 상응하는 확실한 보상을 약속하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어차피 ‘동네북’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한다면 먼저 매를 맞는 게 낫다. 기형적인 9구단 체제는 조기 종영하는 게 상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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