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어제 발표한 영훈국제중학교와 대원국제중학교에 대한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영훈국제중은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성적을 조작해 다수의 지원자를 부당하게 탈락시키거나 합격시켰다. 또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 모두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가리고 채점을 해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입시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
전국 4개 국제중 가운데 서울에 있는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은 글로벌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2009년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시절 인가를 받았다.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기 때문에 중학교 의무교육하에서 차별화한 교육을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망하는 학교다. 그만큼 입시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이들 학교는 그런 인기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입시비리를 저질렀다. 영훈국제중은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떨어뜨릴 학생이 합격권에 들면 ‘주관적 영역’ 점수를 낮게 줘 탈락시키고, 합격시킬 학생은 ‘주관적 영역’ 점수에 만점을 줘 합격시켰다. 교육기관으로서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행위다.
대원국제중은 특별전형 탈락자 전원인 20명에게 부당하게 일반전형 재지원 자격을 줬다. 이 중 15명이 1단계 전형에 합격했고, 5명은 2단계 전형(공개추첨)에서 최종 합격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에 대한 장학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사배자 전형은 부유층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은 수월성 교육 기회를 저소득층이나 한부모 가정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도 제공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감사 결과를 보면 사배자 전형이 국제중 인가를 얻기 위한 꼼수였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입시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두 학교에서 같은 일이 재발하면 인가취소까지 검토해야 한다. 1단계 서류전형, 2단계 공개추첨인 서울 국제중의 어정쩡한 입시전형이 이런 비리를 낳은 것은 아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