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유형의 제품을 대량 생산해 판매하는 산업화시대에서 교육은 알려진 지식을 전수하여 암기하고 훈련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21세기 지식정보시대는 모르는 해답을 찾아가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창의성, 상상력,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등이 있는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교육도 시대와 문명사적 변천에 부응하려면 그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과 획기적인 질적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
대학교육의 변화와 더불어 대학평가 정책도 변화되어야 한다. 영국 대학평가 기관 QS와 더타임스가 실시하는 세계대학평가는 주로 대학원 연구 역량 및 논문 업적 등으로 대학을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공통된 지표로 모든 대학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학의 평가가 정부 재정지원과 우수한 학생 모집에 직결되다 보니 각 대학들은 대학평가에 명운을 걸고 있다.
2011년 유럽연합(EU)은 대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평가 시스템인 ‘유멀티랭크(U-Multirank)’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필자가 EU의 새로운 대학평가 시스템 도입과 관련하여 특히 주목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연구업적과 평판을 중심으로 대학 순위를 매기던 전통적인 평가 방식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하는 방식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대학평가 시스템의 변화가 대학의 발전 방향과 그 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지역과 국가 경제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올바른 대학평가는 대학의 다양성을 획일화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교육철학과 비전을 담은 차별화된 평가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약 80% 대학이 취업을 준비하는 학부 중심 대학이다. 이런 대학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교수의 연구업적 중심 지표보다는 학부교육 중심의 평가지표와 방법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재정과 인적자원 투입 등의 정량적 지표에서 벗어나 교육과정의 질과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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