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에 공교육은 없고 사교육만 살아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부모에게 가장 오싹한 ‘등골 브레이커’(가격이 비싸 등골을 휘게 만드는 제품)가 바로 사교육비다.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사교육비는 2007년 이후 해마다 20조 원을 넘고 영유아 교육비, 방과후 학교, 어학연수 등을 포함하면 40조 원 가까이 된다는 통계도 있다. 세계적 컨설팅업체 매킨지가 ‘제2차 한국 보고서 신성장공식’에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악의 축은 ‘가계 부채’와 ‘교육비’라고 지목했다.
나는 초중고 교육에 10만 명이 넘는 대학 시간강사를 활용하자고 제언한다. 시간강사들의 상당수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 때문에 학원 강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 시간강사들을 초중고 정규과목 특강, 방과후 수업, 대학 내 초중고 특강 등에 투입하면 학생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교육 기회를 주고, 시간강사들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주범인 예체능 교육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정부, 대학 등 정책 당국자들의 정책적·제도적 협력이 필요하다.
또 학교 선생님들을 스타 교사로 만들자. 학원의 유명 강사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선생님들을 한 학교에 묶어두지 말고 학교 이동식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개방형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수업 내용을 인터넷 강의로도 제작해 언제든 무료로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사교육이라는 거대하고 답답한 터널에 갇혀 있는 국민의 마음을 속 시원히 풀어 줄 수 있는 돈 안 드는 개운한 교육정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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