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4대 국정기조 중 하나가 ‘국민행복’이고, 대통령도 직접 “민주주의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 행복”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행복 담론이 부상한 이유는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행복을 다뤄야 할 정도로 국민이 행복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것도 된다. 필자는 후자가 현 상황을 설명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를 보면,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36개 조사대상국 중 27위로 만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우리는 ‘국민 불행시대'를 살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행복’이 갖는 개별적이고 상대적인 특성 때문에 궁극적 해답은 개개인에게 있겠지만 적어도 행복수준을 높이기 위한 토대, 즉 경제성장을 통한 행복의 물적 토대는 공기업이 앞장서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해 보아도 우리 공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 영역은 공기업의 역할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한다. 일자리 창출과 나누기, 사회형평적 채용, 청년인턴 채용 등 정부정책과 연계되는 사항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기업이 나서서 정부와 공조하고 공기업 간 협업을 통해 국민, 그중에서도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의 행복 증진을 위해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더해 대기업 중심의 부의 편중 완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갑을문화 타파 등 경제·사회적 이슈 해결에도 공기업이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공기업이 솔선해 ‘경제 민주화’ 가치를 실천함으로써 ‘공생의 생태계’를 실현해야만, 사회적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일을 공기업이 추진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건전한 재무구조가 전제되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국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기업이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불행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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