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호전]공연관광을 활성화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4일 03시 00분


윤호전 공연관광기획자
윤호전 공연관광기획자
사람들이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원하듯 무대에서 일하는 공연자(배우, 스태프, 공연 관련 마케팅, 기획인력 등)들은 ‘무석장수(無席長壽)’를 꿈꾼다. 무석장수란 손님들로 좌석이 연일 매진되는 현상으로, 오랜 시간 공연이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뜻이다.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의 상설공연들은 포에버(Forever)라는 단어를 대신해서 쓰기도 하는데, 공연자와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간절한 염원이 들어간 말이다.

한국에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와 같은 공연관광 산업이 있으니 바로 난타와 정동극장을 선두로 시작한 논버벌(비언어극) 마켓이다. 벌써 시작한 지 16년 정도 지났으니, 이제는 범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그동안 외국인에게는 인정을 받았으나 한국 팬들에게는 저평가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훌륭한 공연들이 더 많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그동안 우리의 공연 콘텐츠는 상당히 늘었지만 여전히 수요에 맞는 공급, 공급에 맞는 수요 창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공급을 줄일 수 없는 현 시점에선, 수요를 넓힐 수 있는 새로운 관객 창출이 절실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서울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 기업체에 대한 마케팅도 필요하다.

또 공연 콘텐츠에 맞는 적절한 티켓 가격이 자리 잡아야 한다. 높은 티켓 판매 수수료와 중복되는 마케팅은 공연 제작에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 브로드웨이의 경우 공연관광 전문 대행사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데, 우리의 경우 개별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전체적인 안목보다는 제 살 깎아 먹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웰메이드 국내 창작 뮤지컬이 공연 관광 시장에 쉽게 유통되어 관광객, 한국에 거주하는 주한 외국인 손님을 위한 서비스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공연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개별 프로듀서 대표가 짊어지기에는 너무나 인내하기 어렵고 비용과 투자에 장시간이 필요하다.

통합적이면서도, 일체적인 시스템 개발은,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마음만 있다면 공연관광의 미래는 충분히 밝다.

윤호전 공연관광기획자
#공연관광#티켓 판매 수수료#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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