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19일 울릉도와 독도에 다녀왔다. 출발 전날 중부지방에 계속 장맛비가 내려 국토 최동단(最東端) 독도에 발을 딛는 오랜 꿈이 또 좌절될까 봐 걱정이 됐다. 결과는 해피엔딩. 줄곧 비가 오락가락했으나 강원 동해시에 도착할 무렵 하늘이 거짓말처럼 훤해졌다. 파고도 1m 정도로 비교적 잔잔했다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의 영웅인 한상국 중사의 넋이 함께해 날씨도 좋고 바다도 잔잔했다고 믿고 싶다. 해군발전자문위원 30명이 함께 승선한 배는 해군의 유도탄고속함(PKG) 한상국함이었다. 제2연평해전 때 참수리 357호의 조타장이었던 한 중사는 가슴에 관통상을 입고도 끝까지 키를 놓지 않았다. 해군은 이때 숨진 윤영하 소령,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을 기리기 위해 PKG 1∼6번함에 차례로 그들의 이름을 붙였다. 한상국함은 40노트(시속 약 74km)에 가까운 속도로 동해의 물살을 갈랐다.
▷일본은 끈질기게 독도를 넘보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순시선이 99차례나 독도에 접근했다. 올해 접근 횟수는 7월 현재 57회.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거리는 87km로 일본 오키(隱岐) 제도와 독도 사이 157km보다 훨씬 가깝다. 그러나 우리 함정이 동해안에서 출발한다면 오키 제도에서 떠난 일본 순시선보다 훨씬 늦게 독도에 도착한다. 그만큼 울릉도는 독도를 방어하는 데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울릉도 사동항 1단계 개발이 끝나 최신 전투함인 한상국함의 정박이 가능해졌다. 북한의 위협까지 고려하면 2단계 공사를 서둘러 더 큰 함정이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군 군함의 독도 접안은 한상국함이 두 번째다. 올해 5월 동급의 정긍모함이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했다. 한상국함 함장 정희남 소령은 “우리 땅 독도에 계류하는 훈련을 무사히 마쳐 자랑스럽다. 영토 수호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독도(獨島)는 외롭지 않다. 해군 전투함의 독도 방문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를 행동으로 보여준 작전이었다. 5∼6년 뒤 울릉도에 공항이 들어서면 독도 상공의 방어도 더 튼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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