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절대 권력으로 불리는 네이버에 대한 중소 인터넷업체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새누리당이 그제 주최한 정책간담회에서는 네이버 규탄 대회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소 업체의 원성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부동산114 이구범 대표는 “세계의 어떤 포털도 네이버처럼 부동산 매물을 직접 등록하는 곳은 없다”고 했다. 컴닥터119 이병승 대표는 “네이버가 짝퉁 컴닥터 광고를 하면서 주문이 급격하게 줄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국내 검색시장에서 78.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는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온라인을 쥐락펴락해 온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가 중소 인터넷 업체에 끼치는 갖가지 폐해와 부작용은 방치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유망 벤처기업의 아이템을 재빨리 사업화한 뒤 대규모 마케팅으로 자사 브랜드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수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어렵게 만든 사업 모델을 빼앗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것과 다름없는 파렴치한 행위다.
콘텐츠업체나 광고업체, 부동산업체 등 소규모 회사나 1인 회사에 과도한 부담을 지워 아예 사업을 포기하게 하는 사례도 많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배출되는 유망 정보기술(IT) 벤처가 한국에서 출현하지 못하는 것도 네이버의 횡포 탓이 크다.
영세 사업자일수록 울며 겨자 먹기로 네이버에 비싼 광고를 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네이버가 웹툰과 인터넷소설 부동산 등 이른바 ‘골목 상권’에 직접 뛰어드는 바람에 문 닫는 회사도 줄을 잇고 있다. 네이버는 구글과 페이스북 야후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보다는 손쉬운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고속도로를 깔아놓고 부업에 매달리느라 도로 정비에는 소홀해 일각에서는 “네이버 검색으로는 초등학교 숙제밖에 못할 정도”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김상헌 사장은 “중소 인터넷업체 대표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이런 자리가 없었다면 생생한 말씀을 들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시치미를 뗐다.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감시의 눈을 부릅뜨고 폐해를 막아야 한다. 네이버도 인터넷의 강자답게 사회적 책임에 신경을 쓸 때가 됐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가을 정기국회에서 중소 업체들의 고충을 입법에 충분히 반영해 무너진 인터넷 시장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