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 시장이 공무원 노조와 공공연금 문제에 단호히 대처하지 않으면 뉴욕 시도 디트로이트 같은 파산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시장의 재임 12년 동안에 뉴욕 시의 공공연금 지급에 들어가는 비용은 14억 달러에서 83억 달러로 늘었다. 임기 만료를 5개월 앞둔 그는 “차기 시장이 기득권 집단인 공무원 노조와 연금 개혁 문제를 놓고 협상할 기회를 맞게 된다”며 “시장을 선출하는 유권자의 손에 뉴욕 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경고는 공공 부문이 비대해 있는 모든 지자체에 해당되는 것이다. 세계화 정보화에 따라 나라마다 제조업 인구 비중이 줄면서 민간 부문 노조가 축소되는 반면 공공 부문 노조는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강경 투쟁도 불사한다. 디트로이트 시는 부채 규모 185억 달러의 절반가량이 공공연금 지급과 관련되어 있다. 자동차산업이 잘나가던 시절 30만 개에 달했던 제조업 일자리의 수가 2만7000개로 줄면서 세금 수입이 감소했는데도 선거 때마다 시장 후보들은 “공공연금을 보장하겠다”는 사실상의 매표 행위로 결국 디트로이트 시 재정을 파탄 냈다.
블룸버그 시장이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공무원 연금을 개혁할 수 있는 시장을 뽑아야 한다”며 공공연금의 폭발성을 지적한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지난달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기준소득월액 대비 보험료)을 13∼14% 수준으로 올리도록 건의하면서 이미 기금이 바닥나 연간 수조 원씩 세금으로 보태주는 공무원·군인 연금의 개혁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지난달 경남도의회가 폐업 결정을 내린 진주의료원은 해마다 적자를 내면서도 단체협약에 따라 휴업 때도 직원 임금을 100% 지급했다. 작년 말 기준 전국 광역단체(시도)와 기초단체(시군구)의 빚이 27조1252억 원이나 된다. 공공 부문과 노조, 특히 공공 노조에 단호히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 지자체도 디트로이트나 뉴욕 시와 같은 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