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영호]朴 대통령 맞은 베트남의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0일 03시 00분


오영호 KOTRA 사장
오영호 KOTRA 사장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러시아, 독일, 카자흐스탄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한 후 곧바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다. 고된 순방일정에 화답하듯이, 그리고 미국과 중국 다음의 세 번째 방문국이라는 점에 고마움을 표하듯이 베트남 국영방송 VOV와 주요 언론들은 이번 방문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79명의 경제사절단에서도 보듯이 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친구이자 사돈의 나라’로서 양국 경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애정과 신뢰가 듬뿍 느껴졌다.

수교 21년을 맞이한 양국 관계는 괄목할 정도로 발전했다. 교역은 216억 달러로 44배, 투자는 250억 달러로 250배가 각각 늘었고, 인적 교류도 한 해 80만 명에 달한다. 이런 발전의 저변에는 유사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근면성실하고, 위기에 강한 DNA를 갖고 있는 동질적인 민족성이 깔려 있다. 그래서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다지면서 선순환하는 협력구조를 구축한다면 양국의 미래는 장밋빛일 것이다. 이번에 경제사절단으로 베트남에 다녀온 필자는 이번 정상회담이 몇 가지 점에서 상생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첫째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교역 및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상호 윈윈(win-win)하는 결과가 도출되어 투자 여건 개선 등의 무역장벽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원전, 석유비축기지, 교통 인프라 등 대규모 국책사업에 우리 업체들의 참여에 대한 기대가 높고, 환경, 금융, 인력교류 등 전 분야로 경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양국 관계는 상품과 자본의 이동단계를 넘어 인적자원이 이동 교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진입했다. 이번 정상회담 기간에 한-베트남 우수인재 채용박람회가 KOTRA 주관으로 열렸는데,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21개사와 베트남 기업 2개사가 참여해 양국 청년 60여 명이 현장 면접을 통해 채용되었다. 베트남 현지 기업은 좋은 인재를 구하고, 청년들은 취업정보를 얻고 가족적인 선진기업에 취직할 기회를 얻었다. 행사장을 방문했던 베트남 정부 인사들은 자신들이 할 일을 대신해주고 있다면서 이런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케이-무브(K-Move) 상생협력 플라자’가 개소되어 정부의 글로벌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곳은 현지에 적합한 기술 및 품목을 발굴해 한국과 베트남 청년들이 공동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흥미로운 시대가 눈앞에…”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게재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셋째, 동남아 지역에 한국이 신성장 동력원의 제공자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세안 국가들은 2015년에 단일시장으로 경제통합을 이루는데, 베트남과의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 구축은 향후 우리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심화 확대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의 한류 물결이 거세다. 말은 곧 혼(魂)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한국말 배우기 열풍은 그만큼 한국을 뜨겁게 사랑한다는 징표가 아닐까. 청년이 미래다. 이번 정상회담은 성년에 이른 양국관계가 청년정신으로 멀리 보고 함께 뛰자는 미래의 약속이다. ―하노이에서―

오영호 KOTRA 사장
#박근혜 대통령#G20#베트남#교역#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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