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시대에도 농번기나 기타 마을에서 노동이 필요한 일에 서로 힘을 모아 길쌈, 모내기, 벼베기, 지붕갈기 등을 위해 공동으로 작업을 하던 두레라는 공동협동체를 통한 관련 주체들 간의 상호협력은 필수적이었다. 이어진 산업시대도 참여 주체들 간의 협력을 통해 진화해왔다.
요즘과 같은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상호협력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으며 혁신 창출을 위해 국가별로 세부적인 전략을 세워 관련 기관들로 구성된 협력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모든 국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산학연협력이다. 그러나 산학연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체와 대학, 정부출연(연)이 공동주제를 통해 협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선진국들은 산학연협력 활성화가 국가발전에 선결조건이라는 생각으로 혁신클러스터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혁신클러스터가 성공적인 산학연협력 단지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각 기관들이 지리적 접근성을 바탕으로 구성 주체들 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물리적인 집합을 넘어 유기적인 연계가 되도록 혁신클러스터 단지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도 산학연협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한 결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2011년 기준 49조9000억 원으로 세계 6위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기업 연구개발비 중 대학활동 비중은 2010년 기준으로 1.6%에 지나지 않아 기업의 R&D 비중은 높지만 산학협력은 부진한 상태다. 국내 공과대 연구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연구비 중 민간기업 수탁은 16%(2012년)에 지나지 않는다. 이 통계에서도 산업체가 정부과제에 참여하는 형태로의 민간수탁을 배제하고 순수 산학과제만을 민간수탁으로 고려하면 비율은 더 낮아질 것이다.
독일이 현재 유럽에서 ‘유일한 공업국’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흔들리지 않는 수출 강국이 된 것은 1300여 개의 히든챔피언 기업에 기인한다. 미국이 300개, 일본이 100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독일의 히든챔피언 기업 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그 중심에는 유럽의 대표적인 응용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있다. 프라운호퍼연구소는 독일 전역에 66개의 연구소를 가지고 있으며 각 연구소는 지역 내 대학들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도출된 연구 결과를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결과물로 활용되도록 하는 산학연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학연협력을 강조하고 있고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산학연협력의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올해도 ‘내일을 열어라!’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2013년 산학연협력 EXPO가 서울 코엑스에서 23일부터 25일까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페스티벌, 대학민국 학생 창업페스티벌, 산학연협력우수성과전시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산업체와 대학 및 정부출연(연)이 함께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산학연협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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