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과 전 기무사령관이 장성 인사를 놓고 정면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군 인사가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지만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령관이 공개적으로 대립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군 인사의 공정성과 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잘잘못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을 6개월 만에 교체한 이유에 대해 “자질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능력이나 자질이 기무사를 개혁하고 발전시킬 만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 전 사령관은 본보 인터뷰에서 김 장관의 부적절한 인사에 대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 자신의 경질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보고서에 “(국방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청와대의 군 출신들도 (군 인사에 개입해) 과거 데리고 있었던 사람들을 진급시켰다”는 내용을 담았다.
올해 4월과 10월 장성 인사 이후 부분적으로 군 내부에서 불만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김 장관이 능력 위주의 인사 원칙을 내세워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을 중용한다거나, 독일 육사 출신을 우대한다는 말이 나왔다. 기무사령관 출신인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김 장관에게 군 내부의 특정 고교 인맥을 거론하며 “인사를 전횡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기무사령관은 중장이 맡는 자리다. 김 장관이 소장인 장 전 사령관을 그 자리에 임명해 놓고 6개월 만에 자질 부족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국방부는 인사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군 상층부 동향에 밝은 기무사령관이 청와대 고위층까지 거론하며 올린 보고를 일축하는 것은 찜찜하다. 김 장관이 잘못한 것이 없다면 부적절한 인사 사례로 거론된 인물들을 진급시킨 이유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장 전 사령관이 진급하지 못한 데 따른 불만으로 근거 없이 청와대에 의혹을 제기했다면 역시 문제다. 장성 인사는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만큼 청와대도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 군의 최고 관심사가 된 인사 논란을 이대로 덮으면 후유증이 더 커진다. 장교들이 능력과 업적에 따라 공정하게 인사가 이뤄진다고 믿을 수 있어야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