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철부지 악플러들에 법의 엄중함 일깨워줘야

경찰이 가수 백지영 씨의 유산(流産)에 대한 악성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한 혐의로 누리꾼 4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고등학생 회사원 공익근무요원 등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은이들로 재미로 글을 올렸다며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적발된 공익근무요원은 경찰이 발부한 출석요구서까지 ‘인증샷’이라며 사진으로 찍어 게시판에 올렸다. ‘인증샷’ 놀이는 악성 게시글을 단 사람을 고소하거나 고소당한 것을 인터넷 공간에서 자랑하는 일이다. 그의 행동은 마비된 양심, 희박한 준법의식, 경박한 놀이문화의 종합판이다.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을 모독하는 악성 댓글까지 보호하지는 않는다. 범죄 이전에 남의 상처를 헤집고 조롱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악플러 중에는 17세밖에 안 된 고등학생도 있지만 나이와 관계없이 책임은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

2년 전에는 가수 타블로의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 학력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인터넷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가 물의를 빚었다.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도 끝까지 반성하지 않은 카페 회원 3명은 지난해 법정 구속됐다. 며칠 전에는 아이돌그룹 ‘미쓰에이’ 멤버인 수지가 성행위를 하는 듯한 합성사진을 올린 누리꾼이 입건됐다. 그는 16세 고교생이었다. 범인이 어리다고 유야무야할 일은 아니다.

연예인들만 피해자가 아니다. 정치적 신념이나 정파(政派)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일이 너무 잦고, 정도도 심하다. 건전한 비판과는 거리가 먼 인신공격은 곤란하다. 악플러에 대해 엄하게 법을 집행해야 악플을 줄일 수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도 타인의 인격과 의견을 존중하는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공간의 글쓰기에는 법적 책임이 따름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