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의 ‘1가구 1자녀’ 폐지를 보며 우리 미래를 생각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8일 03시 00분


중국 공산당은 제3차 전체회의를 마친 후 부모 가운데 한쪽이라도 외아들이나 외딸 같은 독생자(獨生子)일 경우 두 자녀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결혼 적령기를 맞고 있는 중국 젊은 세대의 대부분이 독생자이므로 34년간 시행해 온 ‘1가구 1자녀’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셈이다. 국민의 인권을 확대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인구 억제 정책 시행 이후 노동 인구가 급감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등 경제적으로 비상등이 켜진 탓이 크다.

중국은 인구 13억5000만 명으로 세계 인구 71억2000만 명의 19%를 차지하는 1위 인구 대국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인구 정책이 단계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중국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경제성장의 연관성은 강 건너 불처럼 보이지 않는다. 유럽과 일본은 선진국이 된 다음 고령화가 진행됐으나 중국은 경제 발전 단계에서 고령화가 이뤄지고 있다. 경제 성장을 이어가려면 인구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은 자녀의 수)은 1.5명이다. 한국은 중국처럼 강제하지는 않았지만 1960, 70년대 산아제한 정책이 급속히 뿌리를 내리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1.3명이다. 출산율이 증가하지 않으면 45년 후에는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지금 규모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은 인구 감소 때문에 2030년 이후 연간 경제성장률이 1.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세 사람이 번 돈으로 네 명이 먹고살지만 2060년에는 한 사람이 벌어 둘이 먹고살아야 한다. 현행 복지제도를 유지만 해도 머지않아 정부 재정이 파탄 날 판이다. 한국 노인의 빈곤율은 45%로 OECD 평균(13.3%)보다 크게 높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 사회도, 국가도 지탱할 수 없다. 우리에게 다가올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면 인구 정책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은 역시 출산율을 높이는 일이다. 청년실업과 고용 불안으로 많은 젊은이가 결혼을 미루고 있다. 결혼을 해도 육아 교육 노후 등에 자신감을 잃으면 아무리 채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결혼율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획기적인 성장 정책이 절실하다.
#출산율#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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