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필리핀 복구지원 파병 빠를수록 좋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9일 03시 00분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덮친 필리핀의 사망 실종자가 18일 현재 5000명을 넘어섰다. 재산피해는 2억3600만 달러로 늘었다. 필리핀은 대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국력이 부치는 실정이다.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 앞에 국경이 있을 수 없다. 국제사회는 필리핀이 조기에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방부는 필리핀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공병 및 의료부대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 자연재해 복구 지원에는 조직적이고 경험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세계 각지에서 평화유지와 재난구조 경험을 쌓은 한국군이야말로 최적의 지원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군은 2010년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 단비부대를 파병해 의료지원과 재건사업에 앞장섰다. 총인원 1440명의 단비부대 장병들은 2년 10개월을 머물며 잔해 제거, 도로 복구 등 공병 지원과 함께 6만 명을 진료했다.

외국에 군 병력을 보내려면 부대 편성과 인력 차출, 장비 및 물자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국회의 동의도 거쳐야 한다.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조만간 필리핀의 파병 요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비부대는 지진 발생 1개월 뒤 현지에 도착했다. 필리핀은 아이티보다 훨씬 가까운 데다 이미 한국군이 C-130 수송기 2대를 보내 협력 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파병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재난 지원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효과가 크다. 의료 지원이 늦어지면 부상자의 상태가 악화하고 전염병 확산도 막을 수 없다. 필리핀 국민의 일상생활을 정상화하려면 잔해 제거와 사회기반시설 복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원인력을 빨리 보내면 도움이 절실한 지역을 맡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과 필리핀은 ‘피를 나눈 형제국’이다. 6·25전쟁 때 필리핀군 7420명이 참전해 112명이 전사했다. 국가도 은혜를 갚을 줄 알아야 한다. 필리핀이 요청하면 신속하게 도움의 손길을 보태야 한다. 일본은 자위대 1180명을 파견하기로 하고 선발대를 필리핀에 보냈다. 미국과 일본의 파견 규모를 참작해 한국군 파병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 바란다.
#하이옌#필리핀#복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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