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규한]해외 광물자원 개발 융복합기술로 풀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1일 03시 00분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세계 각국의 에너지·광물자원 확보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그간 수행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 중 성공도 적지 않았지만, 다수의 광구에 소수 지분 참여로 단순 투자자 역할을 하는 사업이 많아 직접적인 기업경영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다. 또한 광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7%에 불과하고 광업 활동 역시 99%가 비금속 광물이어서 국내 현장에서 운영 노하우 등을 축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 기업들이 자원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이 요청된다.

우리나라의 자원 개발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사업이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자원정책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자원 거버넌스를 구축해서 자원에 대한 국가 관리 상징성을 확보하고 종합적 정책지원체계를 새로 마련해야 한다.

현장과 연계된 융·복합 기술 개발을 통해 자원 개발 사업의 성공률을 높여야 하는 것도 과제다. 우리나라는 운영권 사업이 많지 않아 현장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현장에 대한 경험을 쌓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현장과 연계된 대규모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운영권을 가진 사업의 테스트베드(시험대)를 기반으로 대형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기술 확보와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자원서비스기업에 현장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내 자원 보호와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 최근 캐나다, 호주 등의 광업회사가 국내 광산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해외 기업의 국내 자원 개발 사업 진출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2011년 광업법을 전면 개정해 특정 광물을 지정하고 국가가 사업자의 능력을 평가해 광업권을 부여하는 등 광업권 설정에 정부의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적 관점에서 중요한 광종의 경우 사업자에 제한을 두고 국내 자원 보호와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원서비스기업 역량 강화를 위한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 자원서비스기업은 사업 운영을 위한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 자원서비스 대상 기업은 대다수가 매출액 10억 원 미만, 종업원 10명 미만으로 영세한 수준이다. 자원서비스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개발, 인력 지원 및 육성, 장비 지원, 정보 지원, 창업 지원, 현장 연계 등 일관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에너지#광물자원#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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