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태우]북한 두둔 사제들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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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해군발전자문위원장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해군발전자문위원장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일부 사제가 평양에서나 들을 법한 섬뜩한 구호들을 쏟아 내면서 나라를 흔들고 있다. 평택 미군기지에 반대하는 극렬한 시위를 주도했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으며,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를 ‘정부가 만든 조작’이라고 선동했다. 쇠고기 파동 때에는 ‘촛불 미사’로 기름을 부었다. 원자력 발전, 송전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KTX 고속철 터널 등 국책사업들을 반대했고, 제주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그린 만화를 교회에 배포한 사제도 있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인지 이제 사법적 판단조차 끝나지 않은 사안을 시비하면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순국 용사들을 두 번 죽이고 유족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망언도 서슴지 않는다. “천안함은 북한 소행이 아니다.” “연평도 포격은 한국 잘못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자작극으로 꽃다운 46명이 희생됐다는 말인가?

우리 군이 우리 땅에서 우리 바다를 향해 포격 훈련을 한 것이 잘못이라면, 북방한계선(NLL)을 북한에 넘겨주라는 말인가? 나라 위해 숨져 간 우리의 아들들이 원혼(원魂)이 되어 서해를 굽어보고 있는데, 로만칼라의 제의를 입은 사람들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북한은 핵무기, 화생무기, 수도권을 위협하는 방사포 등 각종 비대칭 위협을 앞세우고 잊을 만하면 ‘서울 불바다’와 ‘청와대 불바다’라고 위협하면서, 사이버 심리전을 통해 친북·반한·반미·반자본주의 논리들을 한국사회에 쏟아붓고 있다. 사이버 선진국인 한국에는 공격 목표가 많고 여론 왜곡도 쉬워 북한의 해커들에게는 ‘물 반, 고기 반’이다. 그래서 남북 간 사이버전은 ‘유리집 주인과 토담집 주인 간의 돌 던지기 싸움’과 같다.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가 방어에 나서지만, 삐끗하면 ‘정치 개입’이 될 수 있어 살얼음판을 걸어야 한다. 북한 쪽에서 바라보면 즐거운 장면들이다. 이런 와중에 사제들이 국정원을 해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정원을 해체하면 정의구현사제단이 해킹도 막고 간첩도 잡을 것인가?

이제 천주교 사제들은 필자를 포함한 많은 평신도가 바라는 대로 제대(祭臺)로 돌아가야 한다. 백성의 길잡이가 되고 교회의 일치를 이루는 데 앞장서야 할 사제들이 교회를 쪼개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정치 선동에 앞장서서야 되겠는가. 지붕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부모들이 안간힘을 쓰는 중에 방안에서 깨춤이나 추고 쌈박질이나 하는 철부지 언행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해군발전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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