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빛부대 안전 확보해야 평화 유지도 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4일 03시 00분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벌이고 있는 284명의 국군 한빛부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대책이 시급해졌다. 남수단 내전(內戰)이 한빛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지역으로 확대되어 자칫하면 우리 군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 부대는 대부분 공병이어서 무장세력이 공격할 경우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빛부대는 경계를 강화하고 유엔남수단재건지원단과의 협의를 거쳐 현지 미군과 일본 자위대로부터 1만5000여 발의 실탄을 지원받았다. 그 정도 대책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이달 15일 남수단 정부군과 전 부통령 세력 사이에 내전이 시작된 이후 양측에서 발생한 사상자가 15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전투가 치열하다. 남수단은 수단에서 분리독립하는 과정에서 오랜 내전을 겪은 데다 인종 구성이 복잡해 이번 전쟁이 쉽게 끝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군은 유엔의 인도적인 활동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쟁 중에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국방부가 수송기를 동원해 현지에 무기를 추가로 보내기로 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 정부는 관련국과의 교섭을 서둘러 최대한 빨리 한빛부대의 방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빛부대를 당분간 안전지역으로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지 교민 24명을 보호하는 일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정부는 현재 16개국에 1000명이 넘는 병력을 파병했다. 27일 필리핀 재해 복구 지원을 위한 아라우부대가 현지에 도착하면 해외 파병 군대의 규모는 1600여 명으로 늘어난다. 한빛부대를 비롯해 소말리아 해역 청해부대(307명), 레바논 동명부대(316명) 등 규모가 큰 파병 부대는 언제든지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세계 평화를 위한 기여에 못지않게 우리 군의 안전도 중요하다. 자기를 못 지키는 군대는 남을 도울 수 없다. 자국민을 수송하던 미군 수송기도 피격돼 4명이 부상당하는 판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리 병사들이 안심하고 책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아프리카 남수단#한빛부대#안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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