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아이비 등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뮤지컬 ‘고스트’가 연일 매진이다. 패트릭 스웨이지가 주연한 영화 ‘사랑과 영혼’의 줄거리에다 발광다이오드(LED) 영상과 마술을 이용한 환상적인 무대장치를 결합했다. 신시컴퍼니가 제작했다. 대성산업의 연탄공장이 있던 서울 신도림동을 문화 공간으로 바꾼 디큐브시티 공연장 자체도 볼거리다.
▷고스트의 주인공 샘은 미국 월가에서 잘나가는 금융인이었다. 어느 날 가장 친한 친구한테 살해당하는데 그 배경이 되는 것이 금융사기다. ‘갬블’ ‘쇼생크 탈출’ 등 영화에 금융사기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만지는 일은 그만큼 탐욕과 유혹에 빠지기 쉬워 극적 소재에 걸맞기 때문이리라. 금융비리는 현실에서도 드물지 않다. 1995년 한 트레이더의 사기성 투자로 영국 베어링은행이 파산했고, 2008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에선 31세의 직원 한 명이 사상 최대 규모인 72억 달러의 금융 사고를 냈다.
▷올해 한국 금융가도 비리로 얼룩졌다. 국민은행은 직원 몇 명이 짜고 주택채권을 위조해 90억 원을 빼돌리는가 하면, 고객들에게 더 받은 대출이자 55억 원어치를 안 돌려주고 있다 적발됐다. 도쿄지점에선 리베이트를 받고 불법 대출을 한 혐의로 전 지점장과 부지점장이 구속됐다. 횡령과 불법 대출 등 비리로 당국의 징계를 받은 은행 임직원은 올해 424명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다. 금융권은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의무휴가와 순환근무를 제도화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결과는 글쎄.
▷중국인들이 새해에 가장 많이 하는 인사는 궁시파차이(恭喜發財·돈 많이 버세요)다. 우리도 한때는 “부자되세요, 꼭이요”가 유행했지만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등 다양하다. 노골적으로 돈을 앞세우는 걸 다소 천박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지만 중국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다만, 감옥에 가지 않으려면 돈은 정직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벌어야겠다. 뮤지컬 ‘고스트’에서 친구를 죽인 금융사기범도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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