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술가인 데이비드 베일스, 테드 올랜드의 말이다. 지속하는 법을 삶에서 실천한 대표적인 예술가를 꼽는다면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를 들 수 있겠다.
모네는 눈 내린 맑은 아침, 까치 한 마리가 사립문 위에 앉아 있는 겨울 풍경화를 그렸다.
이 그림은 생각한 대로 그리지 않고 야외에서 설경을 관찰하면서 그린 것이다.
사물의 색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빛에 따라 변하고 빛이 대상의 색을 결정짓는다는 혁명적인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것.
그러나 이 실험적인 풍경화는 미술가들의 유일한 작품발표장이었던 1869년 살롱에서 낙선했다. 검정 색조가 아닌 푸른 색조를 사용해 그림자를 표현하고 스케치풍의 빠른 붓질로 거칠게 그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눈 내린 대지를 실제로 관찰하면 햇빛이 가려져 그림자가 생기는 곳은 하늘빛만 반사하기 때문에 푸르게 보인다는 사실도, 수시로 변하는 빛의 효과를 추적하기 위해 신속하게 붓질하는 기법을 개발했다는 것도 당시에는 이해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롱에서의 낙선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극제가 되었고 그 결과 불후의 화가 모네의 신화가 탄생한 것이다.
신영복은 옥중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새해맞이 각오를 이렇게 편지에 썼다.
‘세모의 사색이 대체로 저녁의 안온함과 더불어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는 이른바 유정(幽精)한 감회를 안겨주는 것임에 비하여 새해의 그것은 정월달 싸늘한 추위인 듯 날카롭기가 칼끝 같습니다. 이 날 선 겨울 새벽의 정신은 자신과 자신이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을 냉철히 조망케 한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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