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글렌데일 시에는 한국의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것과 똑같은 위안부 소녀상이 하나 서 있다. 지난해 이 소녀상이 건립될 당시 한국 언론 못지않게 일본 언론도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위안부 동상에 흔들리는 일본계’라는 제목으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본계보다 인구가 많은 한국계의 로비력은 증가하고 있고, 위안부에 대한 일본계의 의견은 분열돼 있다고 전했다.
▷‘위안부를 강요했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고 시치미를 떼는 일본 정부는 미국에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지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한일 양국 간 논란으로 묶어 두고 한국 측 주장은 무시하려는 전략이다. 미국 땅의 소녀상이 그 전략에 구멍을 냈다. 중국 정부는 하얼빈 역에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의 기념물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념물은 표지석 설치에서 최근 동상 건립으로 격상됐다. 한국 측 주장이 제3국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본은 불안하다.
▷지난달 백악관 인터넷 청원 사이트에는 “일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는 청원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이 청원에 지금까지 12만여 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백악관 규정에 따르면 어떤 청원이든 10만 명 이상이 지지하면 관련 당국은 답변을 해야 한다. 이에 질세라 4일 ‘소녀상을 보호해 달라’는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 8일 현재 2만5000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소녀상 건립을 주도한 한인단체 가주포럼은 “백악관 청원보다 글렌데일 시의원들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시 공원에 어떤 조형물을 설치할지는 연방정부가 아니라 시 관할이다. 지난해 7월 9일 소녀상 건립을 결정하는 글렌데일 시의회 회의장에 다수의 일본계가 방청석을 차지하고 부결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녀상 건립안은 찬성 4 대 반대 1로 가결됐다. 누가 반대했는지 알 수 없으니 시의회(citycouncil@ci.glendale.ca.us)로 e메일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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