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귀농과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농촌이라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영농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이처럼 귀농에 실패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2012년 귀농가구는 1만1220가구다. 전년인 2011년(1만75가구)보다 11% 늘어났다. 2010년(5405가구)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그러면 나이 들어 은퇴 후 귀농을 생각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될까. 우선 영농에 필요한 구비요건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농지, 주택, 농기계 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일부 농사, 이를테면 누에농사 같은 경우에는 뽕밭, 잠실, 여기에 영농기술도 필요하다.
이 모든 요건들을 한꺼번에 구비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돈도 많이 든다. 만약 이런 요건을 모두 갖춘 ‘영농시설 임차단지’가 있다면 어떨까. 그 경우 충분한 체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귀농할 수 있을 것이다. 영농시설 임차단지는 모든 작목에 필요하다. 우선은 누에와 오디농사를 예시작목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누에와 오디농사는 초기 투자자본 즉 뽕밭조성비와 잠실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누에를 기르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반을 조성하는 데만 3, 4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 자본 역시 적지 않다. 그리고 누에와 오디는 생산 못지않게 가공, 유통, 체험까지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영농시설 임차단지가 조성된다면 단순한 체험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정한 크기의 뽕밭과 잠실, 이동식주택까지 임차해 영농할 수 있다. 일정 기간의 체험 후에는 단지 내에 입주하여 단지의 구성원으로 함께 영농할 수 있다. 관련 기술, 가공 판매 그리고 농기계까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어 무리한 투자가 필요 없다. 숙련자들과 함께할 수 있으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게 된다.
영농시설 임차단지 조성에는 일반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공유지를 활용해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득의 절반 정도를 임차료로 낸다면 투자자도 적지 않은 소득이 되고 체험자 역시 큰 투자비 없이 성공의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누에농사는 여성들에게 잘 맞는 농사이면서 어르신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농사이다. 그래서 누에농사는 은퇴 후 부부가 함께 귀농해서 해볼 만한 농사일 것이다. 영농시설임차단지가 누에농사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작목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귀농·귀촌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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