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모임에서 ‘꿈’ 이야기를 하다가 한 분이 “그럼 대한민국에서 꿈을 이룬 사람은 대통령뿐이네”라고 말했다. 우리 어렸을 적에 “꿈이 뭐냐?”고 물으면 거의 자동적으로 대통령이라고 말한 기억에 빗댄 농담이었다. 순진무구하던 시절에 우리의 장래희망은 대통령 아니면 장군같이 위인전에 나오는 인물이었다.
가당치도 않은 어린 시절의 꿈은 그렇다 치고 그 이후에도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속으로 이러저러한 꿈을 꾸어 보곤 했다. 그러나 요즘 대학생들은 너무 일찍 현실과 직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시대에는 4학년이 되어서야 취업 준비를 시작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곧 취업 준비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심재설 사장에게서 “신입사원 시절에 훗날 이 회사의 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는 말을 들었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 말이 내게 와 닿은 것은 나도 그분과 같은 해에 사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나는 입사하면서 사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흐지부지 다니다 만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사장까지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일을 하니까 사장의 입장에서 회사를 바라보게 되더라고 말했다. 단순히 월급날을 기다리는 사원이 아니라 일을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는 자체가 즐거웠다고 한다. 그런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으니 점차 회사에서도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되었고 마침내 입사한 지 딱 30년 만에 사장의 꿈을 이뤘다.
기업의 생존경쟁이 치열했던 시대를 거치면서 회사의 이름도 바뀌었고 계열사끼리 구조조정이 되는 과정도 겪었지만 그런 변화 속에서도 그분은 자신의 목표를 이룬 것이다. 더구나 사장이 된 후 회사가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개인의 꿈이 얼마나 큰 사회적 파급효과를 이룰 수 있는지를 실감한다.
꿈을 꾸지 않고 꿈을 이룰 순 없다. 당장의 현실에만 급급하여 먼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 꿈이 없는 사회는 얼마나 삭막하고 막막한가. 마치 하루 24시간 불을 밝히고 계속해서 알을 낳길 요구하는 양계장 같다. 새해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들도 저마다 큰 포부를 갖고 출발했으면 좋겠다. 꿈이 풍성해야 미래도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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