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되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 교육부가 1월 말에 대학의 구조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고교 졸업생 수가 2013년의 63만 명에서 10년 후에는 40만 명으로 감소하고, 2018년부터는 대학 입학정원보다 고교 졸업생 수가 더 적어진다고 한다. 교육부 계획은 대학 입학정원을 앞으로 10년 동안 세 단계에 걸쳐서 모두 16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의 구조조정에 교육부가 얼마나 개입해야 할 것인가.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의 정원은 1980년 20만 명에서 2000년 60만 명으로 증가하였고, 지금은 55만 명 수준이다. 한국 대학은 1980, 90년대 20년의 성장기, 지난 15년의 성숙기를 거쳐서 향후 10년은 축소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축소와 구조조정은 상당수 대학과 교직원들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다.
축소 조정의 과제 말고도 현재 대학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첫째는 대학 재정의 급속한 악화이다. 2012년의 두 차례 선거에서 “반값 등록금”이 여야 정당의 선거공약이 되었다. 거의 모든 대학의 등록금은 지난 3년간 동결 내지는 감소하였다. 인건비 등이 매년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많은 사립대학은 이제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 대학교육이 기본적인 사회복지라면 국고에서 지원해야 하는데, 반값 등록금의 부담이 거의 대학에 전가되면서 특히 대학교육의 80%를 담당하는 사립대학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처하게 되었다. 대학생의 질적 수준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더욱 높아지는데, 대학은 돈이 없어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대학교육의 또 하나의 딜레마는 오래된 것으로서, 산업 수요와 가정 기대치의 불일치에서 나온다. 한국의 가정은 아이들이 모두 대학에 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산업의 수요는 그렇게 많은 수의 대학 졸업자를 다 수용할 수 없고, 지금보다 더 많은 고등학교 졸업생을 원한다. 이것이 한국 청년실업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선진국의 청년실업이 교육을 받지 못한 백수건달의 문제인 데 비해서, 한국의 청년실업은 과잉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문제이다.
대학교육에는 이러한 양적인 위기보다 더 심각한 변화가 오고 있다. 그 하나는 인터넷 확산에 따른 교육 내용과 방법의 변화 요구다. 지금 학생들은 컴퓨터와 모바일 폰에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제는 대학이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로서는 별로 존재 이유가 없게 되었다. 기초이론과 원리를 깨닫게 하는 교육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리더십과 협력과 같은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수들이 변해야 하고, 새로운 과정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데 2000년 이후에 많은 대학이 연구중심대학으로 바뀌면서 지금은 교수들의 모든 노력이 학술지 논문 게재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세계 명문 대학들이 자기네 교수 강의를 인터넷으로 무료로 개방함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대학이나 교수는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지금 한국의 대학은 이처럼 복합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먼저 인식할 것은 이러한 위기에 대한 획일적인 해결책은 없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직접 나서면 질이 나쁜 대학이 살아남는 역선택도 가능하고, 특히 로비 잘하는 대학이 이득을 보는 불공정한 결과도 가능하다. 오히려 각 대학이 살 길을 찾도록 놔두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 해결책이란 요약하면 차별화와 전문화, 틈새 생존 등이다. 연구중심, 학부교육 중심, 지역발전 거점, 산업연계형, 국제화 특화형, 실용취업형, 성인재교육 등 다양한 모델의 대학과 학과가 나와야 하는데 이는 대학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해서 추진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에 대한 대폭적인 자율화가 필요하다. 최근에 전북대 경영학부는 스스로 혁신을 통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규 커리큘럼 이외에 교수들이 자기희생을 통해서 적은 비용으로 학생들의 인성과 자질 개발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의 구조조정에 직접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 정부는 제도와 인프라를 만들어 주고 그 안에서 대학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하도록 해야 한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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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8 09:24:57
여보셔...대학은 양반이여...초,중,고는 더 형편없어....다 부모들 탓이여...어른들 탓이여...어차피 나라 는망해가고 있어 신경쓰지마...돈 있으면 ㅇ이민가서 사세요....
2014-03-09 16:36:56
돈좀 있다는 사람 정부 관료 고위직 공무원 자녀 전부 유학병에 미쳐 날뚜고 잇다. 이러니 대한민국 교육은 후퇴 할수 밖에 없고 교사들은 때 되면 월급을 세금으로 지급 하면 된다는 민주화 이건민주화가 아니라 민주화를 가장한 세도주의 이다.
2014-03-08 17:58:35
학벌위주라고 하지만 학벌이 이나라를 구했다는 생각은 안하나? 이제는 대학보다 기능초급대학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대학은 줄여야 마땅하지만 우리나라 산업을 발전 시키려면 기능직을 많이 배출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