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규한]DMZ 생태평화공원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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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독특한 지질자연생태환경이 가장 잘 보존된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는 동서 248km, 폭 4km, 전체면적 약 907km²로 서울면적(약 605km²)보다 훨씬 넓다. 원산에서 홍성을 잇는 추가령 구조곡이 DMZ를 횡단하며 아름다운 현무암 계곡이 한탄강, 임진강변 양측에 절경을 이루고 있다. 제4기 약 22만 년 전에 분출한 전곡 현무암 용암층 하부에는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한민족의 고대역사 유적지가 있다. 대암산 용늪 습지, 장단반도 습지, 초평도 습지는 식물 460여 종, 동물 229종의 서식처이자 재두루미, 멧돼지, 산양,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낙원이다. 희귀종인 오색딱따구리와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등 천연기념물 13종도 조사 확인되었다.

천혜의 자연, 인문, 사회, 역사, 지역문화가 융합된 자연유산인 지오파크(geo-park) 지질생태환경공원을 DMZ에 조성하면 어떨까. 지오파크란 지구과학적 가치를 가진 자연경관이나 노두(露頭·암석이나 지층이 지표에 노출된 것을 말함)를 보면서 그 지역의 지사(地史)나 자연의 참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연 지질공원이다. 남과 북이 힘을 합해 DMZ에 지오파크 생태환경평화공원을 조성하면 남북 교류와 세계평화 교육의 장을 만들 수 있다. 국제적 관광산업으로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몇 년 전 학회활동으로 말레이시아 랑카위 지질공원을 답사한 일이 있다. 랑카위 지오파크는 열대림으로 이루어진 섬 전체가 면세지역 관광명소와 휴양지로 유럽인들이 즐겨 찾고 있었다. 불현듯 우리나라 DMZ와 다도해가 떠올랐다.

1990년 2월 한중 수교이전 처음 백두산 방문을 시작으로 수차례 연차적 답사과정에서 백두산 주변 환경의 놀라운 변천을 경험할 수 있었다. 중국은 최근 장백산(백두산)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 지질 생태환경 보존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백두산을 2009년 8월 장백산 화산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백두산 주변 환경정비와 창춘∼장백산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내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주변지역 환경 개선과 경제활동이 대단히 활발해졌다.

우리 국토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지질자연생태문화유산으로 개발해 지오파크 생태공원 조성을 확대함으로써 국토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생태관광, 지질 여행 등 여가를 자연에서 즐기고 자연이 준 삶의 지혜와 선물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자.

DMZ는 우리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주는 자연과 역사가 만들어준 새로운 보고(寶庫)이다. DMZ를 지질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유네스코 접견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문화유산, 생태평화공원으로 지정하여 인류평화의 소중함과 금수강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세계인과 함께 공유하자. DMZ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 DMZ 남북공동 지질 생태 조사 실시와 생태 지질환경 보호와 보전을 위한 국가통합관리 기구 설치를 우선 제안한다.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DMZ#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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