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신연수]고삼석과 변희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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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고삼석 후보자에 대해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변희재 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가 고 후보자의 ‘방송 경력 15년’ 관련 유권 해석을 요구해 방통위가 법제처에 문의한 결과 경력 미달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변 회장은 스스로 ‘진보좌파’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조국 진중권 교수 등 진보 인사들에 대한 ‘저격수’로 알려진 보수논객이다. 고 후보자는 ‘민주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미디어정책전문가’로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당의 추천을 받았으니 맞수가 만난 셈이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상임위원의 자격을 방송 통신 관련 대학 부교수 이상이거나 이에 상당하는 직 15년, 법조계 15년, 방송 언론 정보통신 관련 2급 이상 공무원, 관련 단체나 기관 근무 15년 이상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제처는 고 후보자의 경력 가운데 미디어미래연구소 경력 5년 4개월만 업무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국회의원 비서관과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시간강사와 객원교수 경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인사에 대해 행정부가 유권해석을 하는 것은 삼권분립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고 후보자는 청와대 홍보수석실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등에서 언론을 담당해 관련 경력이 18년 11개월이라는 주장이다. 고 후보자가 쓴 책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는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방통위 상임위원의 최종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후보자 본인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거부하면 된다. 그러나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인사이고,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2월에도 선거에 중립적이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이상환 전 통합민주당 총선기획단 부단장을 추천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방송 통신 관련 전문가들이 많을 텐데 굳이 법적 논란이 있는 인물을 추천했어야 하나 싶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
#고삼석#민주당#변희재#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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