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송인선]아직도 외국인에 배타적인 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9일 03시 00분


외국인들과 함께한 지 13년이 되어 간다. 하지만 늘 새롭게만 느껴지는 것이 다문화인 것 같다. 그사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었다. 결혼 이민자로, 중도 입국자로, 사업가로, 유학생으로, 취업 이주 노동자로, 원어민 강사로, 외교관 등으로 160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울 정도다. 귀화해 한국인으로 신분이 바뀐 이들도 10만 명이나 된다.

그들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고, 한국인들과 더불어 살아가길 원한다. 문제는, 우리가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점이다.

불과 며칠 전이었다. 인천 송도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인 친구가 사무실을 임차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 주인은 외국인이라서 싫다고 했다. 그를 대신해 필자가 임차를 하려고 그 사무실을 직접 찾아갔다. 하지만 주인은 ‘경기글로벌센터 대표’라 찍힌 명함을 보더니 외국인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도 사무실을 내줄 수 없다고 했다. 정말 황당한 경험이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외국인과 관련된 좋지 않은 사건이라도 언론에 보도되는 날이면 국적에 상관없이 국내에 거주하는 전체 외국인이 도매금으로 눈총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다.

공공외교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단 한 명의 외국인이라도 아름다운 감정과 추억으로 우리나라를 오간다면 이것이 바로 공공외교의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송인선 사단법인 경기글로벌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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