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기섭]소재·부품 산업 육성해야 경제 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1일 03시 00분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중국은 자국의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소위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은 완제품 조립 위주였던 산업의 무게중심을 소재·부품·장비 등으로 빠르게 이동시키는 것이다. 중국은 핵심 부품과 신소재의 국산화율을 향후 3∼5년 내에 50∼8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서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소재·부품 강국인 독일, 미국과 일본을 능가하여 소재·부품 수출 세계 1위 국가로 부상하였다.

사실 우리 소재·부품 산업은 그동안 중국시장의 덕을 많이 봐왔다. 2009년에는 소재·부품 분야 흑자의 65.8%를 중국에서 벌어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이 부품의 제조와 조달을 자체적으로 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및 부품 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최근 대중(對中) 무역수지의 흑자 규모는 확연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핵심 소재나 부품들이 품질 및 가격경쟁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핵심 소재나 부품들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한국산 부품이나 소재보다 중국산 소재와 부품, 장비의 사용을 강요받기까지 하고 있다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은 많이 발전하였지만 아직까지 자동차, 전자, 화학 등 수출 주력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나 부품들은 일본 등 선진국에서 대다수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핵심 소재나 부품들의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이 우리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러다 소재·부품 산업도 미국 일본 독일 등 앞서가는 선진국과 추격하는 중국 사이에서 설 자리가 없는 샌드위치 신세가 될까 우려된다.

정부도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와 협력해 소재를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고 경제 도약을 이루려면 소재·부품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소재#부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