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도 가혹하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먹먹하고 먹먹하기만 하고,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4월의 시인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의 한 구절을 되뇌어본다.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 선생님, 껍데기만 남고 4월은 가네요. 그런 것 같네요.
무늬만 여객선인 여객선, 무늬만 선장인 선장, 무늬만 머리인 머리, 무늬만 가슴인 가슴! 아, 그런데 바다는 무늬만 바다가 아니고, 생명은 무늬만 생명인 게 아니지 않은가! 아니, 우리는 무늬만 사람인가, 사실 우리는 무늬만 삶인 삶을 살고 있는가…. 껍데기가 창궐하는 세상이 어린 생명들을 집어삼켰다. 게걸스럽게, 추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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