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옥의 가슴속 글과 그림]완벽한 가족보다 행복한 가족이 돼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3일 03시 00분


안윤모, 가족, 2009년
안윤모, 가족, 2009년
안윤모는 미술계의 이솝이다. 이솝은 고대 그리스의 우화작가로 그 유명한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의 지은이다.

안윤모의 그림을 볼 때면 ‘성인들의 도덕 교과서’ ‘지혜의 칼’이라고 부르는 이솝우화를 미술 버전으로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의 그림은 재미와 교훈을 주는 데다 특유의 유머와 재치, 풍자로 현대사회를 날카롭게 비판도 하기 때문이다.

호랑이 가족이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그린 이 그림에는 안윤모 화풍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화가는 인간이 꿈꾸는 이상적인 가족상을 호랑이 가족에게 투영했다. 호랑이 부부는 닭살 커플.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진 이후에도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한다. 휴식을 취할 때도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볼을 비비며 심지어 한 잔의 커피도 사이좋게 나눠 마신다. 두 자식도 화목한 가정의 아이들답게 구김살이 없다.

무엇이 그들을 새와 나무와도 다정하게 사귀는 착한 호랑이로 만든 것일까? 가족애다.

그 증거로 호랑이 가족은 약속이라도 하듯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미국의 가족 전문가인 스콧 할츠만은 저서 ‘행복한 가족의 8가지 조건’에서 행복한 가족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조언도 들려주었다.

‘내가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의 주제가 완벽한 가족이 아닌 행복한 가족임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가족이든 문제의 소지는 있다. 완벽한 가족이란 없다.’

가족,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관계라고 갈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 그림과 글은 가족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 셈이다. 그것은 완벽한 가정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안윤모#이솝우화#가족#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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